[영화감상문] 『죽은 시인의 사회』를 통해 본 우리나라의 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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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시인의 사회’를 통해 본 우리나라의 교육
우리나라가 구제금융 시대를 맞게 된 원인 가운데에 하나가 주입식 교육 탓이라는 지적도 있었다. 주입식 교육은 어떤 상황이 돌발하면 그 상황에 적절히 대처하지 못하고 우왕좌왕하거나 주어진 방향으로만 가게 하는 결과를 낳기 때문이었다는 것이다.
교육이란 현재보다는 나은 삶을 위하여 인간이 갈 수 있는 길을 개척하는 방법을 찾아보고 가르치는 현상이다. 그래서 좀 더 나은 교육을 받으면 좀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그런데 여기에서 문제가 되는 게 어떤 것이 좋은 교육이냐 하는 점이다.
<죽은 시인의 사회>라는 영화가 있다. 1989년에 만들어진 이 영화에는 코미디 배우로 익히 알려진 로빈 윌리엄스가 비극적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로빈 윌리엄스는 키팅이라는 이름으로 영어를 가르치는 선생님이다. 그는 1959년, ‘전통·명예·규율·최고’를 교훈으로 하고 있는 웰튼 아카데미에 부임하였다. 그가 가르치는 학생들 가운데에 가장 주목할 만한 자들이 있다. 키팅 선생님의 가르침을 잘 따르는 닐과 토드이다. 특히 닐은 감수성이 예민하여 예능 활동에 두드러진 특징을 가진 학생이지만 그의 아버지는 그를 의사로 만들고 말겠다는 강한 집념을 가지고 있다.
토드는 새 학기에 전학을 왔는데, 그의 형이 워낙 뛰어난 성적을 기록했기 때문에, 다른 학생들은 그를 토드 개인으로 알아주는 게 아니라 우수한 형의 동생으로 부른다. 모든 것이 성적이 최고라는 인식 속에 묻혀 있는 것이다. 교장 선생님도 웰튼 아카데미의 대학진학률이 높은 것을 최대의 긍지로 삼고 있다. 학생들은 이러한 현상에 대해 적극적이지는 않지만, 약간의 불만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그네들 학교의 교훈을 ‘익살·공포·타락·배설’로 바꾸어 부른다.
사춘기 학생들과 키팅의 만남. 키팅도 이 아카데미 출신이다. 그가 이 아카데미를 다니고 있을 때에 자신들의 열정을 불태우기 위하여 만든 클럽이 ‘죽은 시인의 사회’였다. 그는 그 모임을 통하여 자기를 발전시켜 나갔고, 지금은 아주 독특한 생각을 하고 그렇게 가르치는 교사가 되었다.
그는 교과서에 연연해하지 않는다. 그래서 그는 학생들에게 교재 가운데에 좋은 시란 어떤 것인가에 대해 설명한 부분을 찢어 버리라고 한다. 서론이 없어진 교재를 가지고 어찌 수업을 할 것인가. 이제 학생들은 자기 자신이 어떤 존재인가에 대해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닐을 비롯한 일곱 명의 학생들은 ‘죽은 시인의 사회’를 부활시켜 모임을 갖는다. 시를 짓기도 하고 서로의 의견을 토론하기도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자율학습이 시행된 이후로 이기적인 양태가 심화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아침부터 오밤중까지 교실에만 붙잡혀 있는 학생들, 시험 점수로 모든 것이 결판나는 세상에 살고 있는 학생들이 남을 위하여 무엇인가 해볼 수 있는 기회를 잡을 수가 없다. 현실은 오로지 최고만이 살아남는다는 강박관념 기르기에 적절한 마당이 되어버렸다.
다시 영화로 가보자. 이 영화에서 극적 진전을 가져오는 인물이 닐과 토드이다. 닐은 아버지의 억압에 못 이겨 공부를 하고 있지만, 그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연극이다. 키팅은 닐에게 아버지와의 불화도 대화로 해결하라고 조언을 한다. 닐은 그렇게 한 것처럼 키팅을 속인다. 그런데 그 거짓말로 인하여 그는 이 세상을 하직하는 어리석은 짓을 저지르고 만다.
닐은 의사가 되고 싶지 않다. 그가 가고 싶은 길은 연극으로 난 길이다. 그런데 아버지가 그 길을 막고 있다. 그러니 그는 죽음으로 가는 길을 택하였다. 아버지의 권위가 산산조각 나는 순간. 그렇지만 그 권위는 학교장과 연결된 것으로 마침내 키팅을 몰아내는 힘을 발휘한다.
이에 비하여 토드는 키팅으로부터 자신감을 얻어내는 결과를 갖는다. 작품의 마지막에 닐의 죽음으로 희생양이 되어 학교를 떠나야 하는 키팅에게 자신의 의지를 두려움 없이 표출하는 용기를 가진 학생으로 변한다. 이것이 교육의 힘이다. 옳다고 생각하는 걸 가르치고 한 사람이라도 그걸 받아들였을 때, 교단의 영광은 지속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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