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학자가 본 제주인의 삶》- 제주와 일본 그 애증의 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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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학자가 본 제주인의 삶》 : 제주와 일본 그 애증의 다리
포항으로의 학군단 하계입영훈련을 떠나기 직전의 일이다. 입영훈련을 앞두고 잇던 나는 오랜만에 외조부님을 찾아뵙고 인사를 드렸다. 앞으로 다가올 하계입영훈련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외조부님 시절 군 생활 이야기로 이어졌고, 화제는 점점 더 과거로 거슬러 올라갔다. 여기서 나는 그동안 미처 알지 못했던 가족사를 들었다.
외조부님께서는 도쿄 태생이시다. 그리고 외조부님의 친형님 되시는 분께서는 놀랍게도 도쿄제국대학 의대를 나오신 식민지 시대 엘리트셨다. 그러나 외조부님은 그분에 대해 많은 것을 기억하지 못하셨다. 외조부님보다 한참 연배가 높으셨던 외종조부님께서는 외조부님의 기억 속에서 희미한 실루엣으로 간신히 남아계실 뿐이었다.
외종조부님께서 히로시마에 근무하시면서 제주의 어머니께 편지를 올리신지 얼마 되지 않아 히로시마는 미군의 원자폭탄 투하로 산화되어버렸다. 당시에 국민학교 3학년생이셨던 어린 외조부님께서는 이후로 두 번 다시 형님을 뵐 수 없게 되었다. 그리고 곧 8.15 해방이 다가왔다.
"그 시대는 사람들이 잘도 일찍 죽어서."
외조부님은 형님의 별세에 대해 말씀하시면서 담담하게 덧붙이셨다. 역사에 관심이 있기는 했지만 일본이 나의 가족사에 이토록 큰 영향을 미쳤는지는 미처 알지 못했었다. 따지고 보면 외가 사람 중 일본에 건너가 조총련 인사와 결혼한 분에 대한 이야기라던가 일본에 살고 있는 여러 친척들에 대한 이야기는 어깨 너머로 간간이 들은 기억이 있다. 다만 그런 이야기들은 나의 흥미를 크게 끌지 못했을 뿐이다. 하지만 외종조부님에 대한 이야기는 워낙 놀라운 것인지라, 외조부님으로부터 외종조부님 이야기를 들은 뒤 많은 생각이 들었다. 그 생각들 가운데 본 도서와 관련이 있던 것은 제주와 일본의 관계에 관한 것이었다.
대한민국 자체가 일본과는 역사적으로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지만, 그 중에서도 특히 제주는 일본과 아주 밀접한 관계에 놓여있다. 지난번에 논한 《조선시대 해양유민의 사회사》에서 일본 수군을 위해 복무한 제주인들에 대한 이야기는 이후 제주인과 일본의 관계에 있어 하나의 복선일지도 모른다. 제주인들은 경제적으로 연명할 수 있기를 원했고, 역사적으로나 인문지리적으로나 일본은 제주인들이 선택할 수 있는 주요한 활로였다. 구한말을 거쳐 조선이 일본에 병탄되면서 제주인들에게 일본이라는 선택지는 더욱 크고 강하게 다가갔다. 입에 풀칠이라도 하고자 건너간, 혹은 전쟁 때문에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끌려간 수많은 제주인들이 일본에 뿌리를 내리고 제일조선인의 큰 축을 구성하게 되었다. 해방 후 벌어진 4.3사건의 변란을 피해서도 일본을 택한 제주인들도 적지 않았다. 돈을 벌기 위해 일본으로 밀항한 어른들의 이야기는 적어도 내 세대에게 처음 듣는 낯선 이야기는 아니다. 나름대로 경제적 성공을 거두고 고향에 도움을 주려는 제일제주인들의 사례, 김정은의 어머니 고경희를 같은 집안으로 두고 있는 주변 인척들의 사례는 새삼 제주와 일본의 밀접한 관계를 일깨운다. 많은 제주인들이 일본의 영향을 받았고, 일본으로 떠났고, 이를 통해 심지어는 역사를 바꿨다. 제주와 일본을 잇는 제일제주인 문제는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한 화두인 것이다.
상황이 이러하니 제주인들의 시각에서 바라본 일본의 모습은 선의 굵기가 꽤나 분명하다. 제주인들은 차별과 냉대 속에서도 희망과 꿈을 속삭이는 애증의 다리를 건너 일본으로 향했다. 그렇다면 일본인들이 보는 제주는 어떨까. 이른바 ‘본토결전’을 앞두고 결7호 작전의 장으로 제주를 선택한 일본 대본영이 바라본 제주의 모습은 어렵지 않게 알아볼 수 있고 당시에 건너온 일본 군인들이 제주 징용노무자들에게 ‘황군이 살아야 도민도 산다’고 독려한 일화는 인상 깊게 기억하고 있다. 하지만 그뿐이다. 아시아 태평양 전쟁 시기 제주에 대한 일본의 인식과 오늘의 인식이 같을 수는 없을 것이다. 몇몇 철부지들이 그러하듯 우리가 여전히 일본을 증오의 대상으로만 여길 수 없는 까닭과 같다. 지금까지 그러했듯 제주와 일본의 관계는 앞으로도 중요할 수밖에 없는 만큼 서로에 대한 건강한 인식은 그 필수적인 전제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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