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감상문 풀무학교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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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무학교 이야기>
풀무학교. 이름조차도 처음 들어 본 이 학교는 대안학교이다. 대안학교에 대해서도 들어 본 적은 있지만 알아보려 한 적이 없었다는 생각이 머릿속에 스쳐갔다. 그리고 이 책을 보고 다시 한 번 교육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되었다. 이 이야기를 하려면 이번에 다녀온 교생실습에 대해서 이야기 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다.
이번 마지막 학기에 교생실습을 다녀와서 느낀 점이 참 많았다. 더욱이 내가 간 곳은 시골학교여서 그런지 순박하고 순진한 아이들의 모습에서도 배울 점이 많았다. 실습을 가기 전에 내 머릿속은, 논문에 대한 고민과 교과에 관한 지도법 이 두 가지로 가득 차 있었다. 딱 그 두 가지였던 내 머릿속이 시간이 갈수록 수업을 들어가는 횟수가 많아질수록 그리고 나에게 너무나도 많은 가르침을 주셨던 선생님과 대화를 나누면 나눌수록 복잡해져만 갔다. 그것은 두 가지였던 고민 중에 한가지인 교과에 관한 지도법 대신에 ‘인성교육’이라는 네 글자가 자리 잡고 앉았기 때문이다. ‘인성교육’이라는 네 글자가 알 것 같으면서도 모르겠는, 그렇게 나에게 고민으로써 다가왔다.
교과에 대한 생각만 가득 하고 갔었던 나는, 그리고 교과에 대해서도 항상 교사는 고민을 해야만 한다고 굳게 믿고 갔었던 나는, 이 ‘인성교육’이라는 네 글자에 무너지고 말았다. 이렇게 극단적으로 무너졌다고 표현하는 이유는 정말로 그 네 글자에 대해서 생각해 본 적이 교과에 대한 지도법보다는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이기 때문이다. 그 선생님께 그 네 글자를 듣는 순간, 나는 너무나도 부끄러웠다. 학교는, 학교는 교과가 다가 아니라 아이들의 ‘인성’을 가르치는 곳이라는 점을 나는 어째서 간과하고 있었던 것일까. 그 선생님께 그 뒤로 여러 가지 가르침을 많이 받으면서 오히려 처음과는 달리 내 머릿속에는 ‘인성교육’이라는 네 글자가 차지해 가기 시작했다. 내가 간 학교는 실업계와 인문계가 함께 있는 학교였는데, 솔직하게 말하자면 인문계 아이들에 대해서는 교과에 대한 고민을 더욱 했고, 실업계 아이들에 대해서는 저 네 글자에 대한 고민을 더 한 것 같다. 학교 분위기상 실업계 아이들에 대해 조금은 다른 대우를 하시는 선생님들을 보면서, 그리고 용접을 하다가 오면 눈이 아파서 책이 보이지 않는다고 아무렇지도 않게 이야기하는 아이들을 보면서 나는 많은 것을 몸소 느꼈음에 틀림없다. 그리고 식상한 이야기일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반성을 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이 책을 읽었다. 이 책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아마도 ‘더불어 사는 평민’이라는 글이 아닐까 싶다. 이 말을 몇 번이나 되뇌어 보았다. 처음에는 어떤 말일까 해서, 그 다음에는 이런 말이 아닐까 해서 말이다. 이 학교 학생들은 입학을 하면서부터 이 말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것이다. 그리고 3년이라는 시간 동안 내내 이 말을 나처럼 새삼스럽게 되뇌어 볼 것도 없이 몸에 배어있겠지. 이건 표현이 좀 그렇지만 분명 세뇌이다. 하지만 이런 좋은 세뇌가 또 어디 있을까. 이런 좋은 세뇌라면 얼마든지 당해도 과함이 없을 것이다.
교사도 아이들도 함께 당하는 저 좋은 세뇌가 어째서 내가 학교 다닐 때는 없었을까. 그리고 어째서 일반학교에서는 없는 것일까.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내가 만약 학생 때, 저 말을 깊게 새기고 자랐다면 그리고 저 말을 깊게 간직하고 계시는 선생님들께 가르침을 받았다면, 그리고 지금, 교사의 길을 걷고 싶어 하는 나는 어떻게 달라져 있을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그래도 지금이라도 저 말에 담긴 뜻을 나름 깊이 고민해 볼 의향이 생기게 된 것이라도 감사해야 할 것 같다. 교사와 학생은 서로 가장 깊게 연결되어 있는 관계라고 생각한다. 학교 안에서든 학교 밖에서든 말이다. 그리고 그것으로 인해 가장 영향을 많이 받는 관계라고도 할 수 있겠다. 그런 의미에서 아이들과의 교감도 물론 중요하지만 교사로서 아이들의 입장을 바라볼 수 있어야 하는 것도 중요한 것 같다. ‘더불어 사는 평민’이라는 말과 ‘인성교육’이라는 네 글자를 합체하여 좀 더 많은 고민을 해 가다 보면, 길이 보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고민이라는 것은 참 좋은 것 같다. 우리는 살면서 고민을 안 해 본 사람은 없을 것이다. 어떤 면에서든 고민은 할 수 있지만, 지금 교사의 길을 걷고자 하는 모든 이들이 누구보다도 진하고 깊은 고민을 했으면 좋겠다. 난 늘, 교사로서 수없이 많은 고민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었는데 그것이 처음에는 교과에 대한 것이었다가 이제는 너무나도 달라진 고민을 하게 된 것이다. 앞서 잠깐 언급한 선생님께서 들려주신 것인데, 그 선생님께서 바라시는 게 있다면 나중에 퇴직하고 나시면 자전거 타고 가다가 제자들한테 막걸리 한 잔 얻어먹고 그러면 너무 좋겠다고, 그것이 행복이지 무엇이겠냐고 하시는 그 말씀이 아직도 내 가슴에 진하게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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