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감상문 왝 더 독 왝 더 독 감상평 왝 더 독 영화 감상문 왝 더 독 감상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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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감상문
왝 더 독(Wag the Dog)
약 10년 전(?) 영화라서 인터넷으로 찾아 봤지만 도무지 찾을 수가 없었다. 다른 영화들도 찾아 봤지만 마찬가지라서 그나마 인터넷으로 찾은 정보를 가지고 내용을 대충 알고 나서 동네 비디오 대여점을 들쑤시고 다녔다. ‘왝 더 독’을 보는데 힘이 들었다. 하필 영어 자막이었다. 그러나 이미 인터넷으로 내용을 섭렵 했으니 대충 ‘아~그런가보다.’라며 봤다.
Tail will wag the dog“꼬리가 개를 흔들지니” 이 말을 줄여 영화의 주제이자 제목을 나타낸다. 왝 더 독은 전문 용어 로도 사용되었는데. 첫 번째 뜻으로는 꼬리가 몸통을 흔든다는 뜻으로 주식시장에서 파생상품시장의 거래대금이 현물시장을 압도하여 현물시장의 등락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말한다. 2번째는 정치인들이 궁지에 몰렸을 때 이를 타개하기 위해 더 큰 이슈를 만들어내어 잘못을 덮는 것을 말한다. 영화는 2번째 뜻으로 우리주변에서도 많이 보는 현상이다 영화의 상황처럼 대선시기인 지금 같은 모든 것을 까발리는 시기 말이다. 자신이 불리하기 때문 에 남을 깎아내려서 그 사람이 문제의 중심에 서게 만들어 지지율을 떨어트린다. 이런 것은 상대의 단점으로 나의 단점이 작아 보이고 그에 비해 자신이 정직하다는 것을 알리려는 연막 효과이다.
영화의 줄거리는 대선 을 12일 앞둔 멍청한 현직 대통령이 백악관에 견학 온 걸스카우트 소녀를 성추행 한 것이 알려져 언론은 때를 놓치지 않고 대서특필하였고 지지율도 급락하여 재선이 어렵게 되자 백악관 참모진은 정치 해결사 브린(로버트 드 니로)을 백악관 밀실로 불러들인다. 브린은 여론을 무마하고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처방전으로 전쟁을 내놓는다. 미국 국민들에게는 아직 소한 알바니아를 적대국으로 선정 反알바니아 감정을 고취시키는 비상책, 미군이 작전에 투입되는 등 심각한 상황이라는 거짓 정보를 유포시키는 작전이다. 언론에서는 B-3 폭격기의 전진배치와 군 장성들의 주둔지 이동에 관한 뉴스가 연일 속보로 보도되고 전쟁발발 가능성은 갈수록 고조된다. 하지만 Show는 쇼, 급박하고 생생한 전쟁 상황 연출과 영상 자료를 확보하기 위해 브린은 헐리우드의 유명한 제작자 모스(더스틴 호프만)의 도움을 요청하기에 이른다. 모스는 할리우드의 최첨단 컴퓨터 그래픽 기술을 총동원해 긴박한 전쟁 현장을 재현하고 이 모든 가상 시나리오는 TV를 통해 방송된다. 뉴스가 보도된 후, 백악관의 예상대로 성희롱 사건은 무마되고 국민들의 관심은 전쟁으로 쏠린다. 인종청소를 피해 달아나는 가엾은 소녀의 모습 따위를 최첨단 기술과 노하우로 만들어내게 한다. 하지만 흰색 고양이를 안은 채 포화 속을 뚫고 나오는 소녀는 알바니아가 아니라 미국의 한 첨단 포스트 프로덕션 스튜디오에서 고양이가 아니라 콘칩을 품에 안은 채 블루 스크린 위를 내달리고, 디지털 특수효과를 만들어내는 장면은 비록 실제 상황에 비해 상당부분 과장되어 있다. 카메라가 흔들리는 것처럼 만들어내며 치직거리는 티비 영상을 만들어 내었다. 그 시대에 이정도의 영상을 만들었다는 자체가 신기할 따름이다. 이로써 성파문은 잠잠해질 것처럼 보였다. 아니 한동안 은 잠잠해 졌지만 대통령 최측근들이 독자적으로 수행한 비밀공작에 CIA가 의심을 품고 진상을 알아내었고 혼란이 생기지 않도록 전쟁을 마무리 시켰다. 그러자 성파문은 다시 도마 위로 올랐고 대통령 측은 또 Show를 한다. 전쟁이후를 보여주는 것이다. 두 번째 시나리오는 알바니아에 낙오된 군인 슈만을 만들어내고, 그에게 ‘헌신발’이란 별명을 붙여주어 인간적 호감까지 유도한다. 거기에다 자연히 섹스 스캔들은 잠잠해지고 대통령의 지지도는 급상승한다. 거기에다 또 CG를 이용해 특수부대 요원 슈만이 아직도 적진 깊숙이 갇혀있음을 알리는 흑백 스틸 사진을 조작해낸다. 그의 스웨터에는‘어머니. 힘내세요!’ 라는 문구가 모스 부호로 적혀져 있으며 소녀의 이미지와 마찬가지로 거친 입자의 터치가 가미되어 있다. 거기에 동조된 슈만을 구출하라는 국민들의 여론이 확산되고 브린은 슈만의 미국송환 계획을 실행하기에 이른다. 하지만 행정착오 덕택에 영웅적으로 등장해야 할 특수부대 요원 대신 수녀를 강간한 특수 범이 차출되면서부터 일은 꼬이기 시작한다. 성도착증에 빠져있는 슈만은 악천후로 호송 비행기가 불시착한 틈에 시골 소녀를 뒤쫓다가 사살당하고 만다. 의기소침한 브린에게 모스는 다시 한 번 막판뒤집기의 아이디어를 제공한다. “ 전쟁영웅의 당당한 귀향보다 더 감동적인 상황이 무언지 알아?”곧이어 죽어간 가짜영웅 슈만을 추모하는 성대한 장례식이 뒤를 잇는다. 그러면서 이 영화는 마무리 된다.
이걸 보니 이라크전이 생각난다. 그때도 여론을 얻기 위해 여 병사를 구한 일말이다. 긴박한 구출작전을 연출했으니 웃을 수만은 없는 일인 것 같다. 그토록 시끄럽던 포로고문 만행도 다른 사건의 이슈화를 통해 까맣게 잊히게 했으니 섬뜩하기까지 하다. 또한 과거 한국에서도 대선 등 중요한 시기마다 유사한 공식을 따르는 사건들이 터져 나오지 않았던가. 1987년 대선 직전에 일어난 참극과 공항 ‘씬’도 너무나 극적이었기에 여전히 의혹을 받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렇게 ‘왝 더 독’은 상황을 반전시키기 위해 분투하는 정치 모리배들이 주인공들이다. 미디어 영상의 강력한 영향력에 도취되고, 이를 비즈니스에까지 연결시키려는 할리우드 제작자의 모습도 역겹게 그려진다. 기실, 영화를 통한 이미지 조작과 윤리의 세뇌는 계속되어 왔다. 가벼운 예를 들자면, 캘리포니아 주지사가 된 아놀드 슈워제네거가 ‘라스트 액션 히어로’(1993)에 어딘지 허술하고 인간적인 정치인으로 등장하여 거부감을 줄인 바 있고, ‘저지 드래드’(1995)에선 미래에 깨어난 실베스타 스탤론이 그동안 아놀드 슈워제네거가 대통령까지 지냈다는 말에 어이없어하는 조크도 삽입되었다. 결과적으로 보자면 정치캠페인으로 작용한 셈이다.
그러면 ‘왝 더 독’의 결말은? 영화에서도 대통령은 재선에 성공하고, 비밀을 알고 있는 모스는 제거된다. 여기에선 쇼일 뿐이지만, 문제는 무고한 인명을 살상하는 군사작전이 벌어지곤 하는 현실이다. 당시 미국을 들썩이게 한 클린턴의 성추문과 개봉 시기가 겹쳐 화제가 되기도 했다지만 거기에 국한되는 건 아니다. 물론 국내 정치상황의 국면전환을 위한 것만이 미국의 군사행동의 목적은 아니다. 그렇기에 복잡한 이해가 얽힌 정치적 행위를 단순화한 한계가 있고 설정 자체도 황당하긴 하다. 하지만 추악한 정치 술과 미디어, 그리고 농락당하는 대중의 속성을 까발렸다는 점에선 그럴 듯하다.
지난 미국 대선. 걸프전을 깔끔하게 종결지은 아버지 부시와 달리 이라크전이 현재진행형이었다는 게 부시에게 득이 된 측면도 있겠지만, 역으로 전쟁과 무관한 윤리문제를 이슈화하는 식의 ‘개의 꼬리가 개를 흔드는’(Wag the Dog) 술책도 유효했던 듯하다. 그래서 심란하다. 다음 선거가 다가올 즈음 ‘왝 더 독’ 속의 알바니아로 한반도가 선정되지 않으리라고 장담할 수 없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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