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 내 안의 빛나는 1%를 믿어준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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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03.29 / 2015.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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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의 빛나는 1%를 믿어준 사람
책을 선택하기에 앞서 가장 눈에 띠는 제목이었다. 내 안의 그 가장 적은 가능성을 알아봐주는 사람이 있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교육이라는 소명을 지니고 사는 선생님들의 학생들과의 포근하면서도 정겹고 가끔은 가슴 찡한 우리네들의 이야기가 실린 이 책을 읽는 동안 나는 오래 전에 잃어버렸다고 생각한 소박한 행복을 느끼며 가슴 뭉클할 수 있어 좋았다. 이 책은 물론 우리나라가 아닌 외국의 이야기를 소재로 엮어 나간다. 거기에는 작가, 선생님, 교수, 운수업 등 다양한 직업에 종사하는 이들의 어릴 적 소중한 추억들이 베어있다. 누군가의 이야기를 읽어 내려가면서 ‘맞아, 그랬지’ 라는 탄성이 나에게 나온다는 것이 조금은 신기했다. 그만큼 누구에게나 공감을 얻을 수 있는, 누구나 한번쯤은 그러했을 이야기 들은 이 책은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책의 첫 장, ‘껴안는 선생님’
책의 첫 페이지를 펼쳤을 때 나는 프레데릭슨 선생님의 교수방법이 ‘Free hug와 흡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학생들을 가르치는 ’방법‘이라고 표현하기보다는 가장 인간적인 교류를 몸소 실천한 분이라는 생각이 든다.
하루에도 우리는 수많은 사람들과 접촉을 하며 살아간다. 하지만 고작 그 많은 사람들 중에서 자신의 속마음을 털어 놓을 만큼 친밀감을 느끼는 사람은 얼마나 있을까? 단지 피상적인 관계만이 지속될 뿐이다. 우리의 현재와 비교해 보아도 다른 점을 찾는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새 정부 출범 이유 고여 있던 물을 정화시킨다는 명목 아래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보다는 마치 눈요깃거리라도 만들려는 의도 마냥 교사와 학생의 거리감을 좁혀주기는커녕 사회적 위화감만을 조성시키려 하고 있는 지금, 이 이야기의 주인공인 프레데릭슨 선생님은 아이들과의 심리적 격차를 줄이는데 신체적 접촉을 시도하고 있다. 우리는 일반적인 생각으로 신체적 접촉은 다소 윤리와는 거리가 멀다 라는 도식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면대면 학습의 장인 학교에서 간단한 포옹과 악수는 커다란 촉매제 역할을 한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나는 이 글을 읽으면서 그러한 생각을 한 평범한 여대생에 불과하지만 사소한 시작에서 참된 교육은 출발한다는 생각이 든다. 아직, 어색함이 느껴지는 거리에 우두커니 서 있었을 아이들은 처음에는 ‘어색하게’ 악수를 했을 것이다. 하지만 시간은 사람의 마음까지 변화시키는 놀라운 힘을 가지고 있다. 그 ‘형식적이었을’ 악수는 시간의 흐름을 통해 눈 녹듯 녹아내리고 진정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포옹’을 통해 인간적인 교류를 했을 것이다. 책의 첫 장을 펼치는 순간, 스물 셋, 삶의 고민과 적막함이 느껴지는 오늘, 신선하고도 가슴 따뜻한 시작으로 책을 읽어나갈 수 있어서 첫 느낌은 산뜻하고도 좋았다.
7년 전을 회상하게 해준 소재목 속 이야기, ‘만약 내가 헌트 선생님을 만나지 않았다면’
몇 장 넘기지 않아 나는 또 누군가의 감동적인 이야기 한 움큼을 전해들을 수 있었다. ‘듣는다’라는 표현이 어울리지 않아 보이지만 눈으로 읽으며 마음의 귀로 새긴다는 표현이 맞을지도 모르겠다. ‘헌트 선생님’ 역시 이 이야기를 엮어나가는 중요한 분이라 할 수 있겠다. 세상에는 내가 만나는 사람들 중 나의 재능과 열정을 알아내어 그러한 것들을 이끌어 낼 줄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문득 나는 이 부분을 읽으며 중학교 2학년 때 국어 선생님이 떠올랐다. 그 분은 우리에게 종종 시를 읊어주시는 낭만적인 분이셨는데 어느 날, 나는 그 분에게 이유가 잘 기억이 나지는 않지만 수필 한 편을 보여드렸다. 무언가 딱히 두드러지지도, 예쁘지도 않던 지극히 평범한 나는 당시에 ‘뚱뚱하다’라는 수식어를 달고 다니는 커다란 체구에 여드름 가득한 사춘기 여자 아이였다. 그런데 그냥 무심코 보여드렸던 수필을 국어 선생님께서는 조용히 나를 부르시고는 아기자기하게 예쁜 노트 한 권을 주시면서 “네 수필이 참 마음에 든다. 앞으로 여기에 너의 생각을 담아 시간이 나면 찾아 오렴”이라 적혀있는 쪽지와 함께 나에게 그 한 권의 노오란 노트를 주셨다. 사실 나는 이 ‘헌트 선생님’이라는 분이 참 마음에 든다. 아마도 그 분과 8년 전 국어 선생님의 이미지가 교차되서 그러할 지도 모르겠다. 세상에는 타인의 가치를 알아주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저마다 자기 치장과 뽐내기에 열중하며 소위 거만한 ‘자기 만족’에 도취되어 살아가며 사는 사람들이 많은 이 좁은 울타리 가운에 누군가 진정한 내면의 향기를 끌어내어 그윽하게 변화시켜 줄 수 있는 단 한 사람이 있다 라는 것은 커다란 축복이며 5년 후의 나를 변화시킬 수 있는 밑거름이 된다. 교사라는 직업 역시 세상 사람들의 속된 가치 속에서 안락함을 누릴 수 있는 그러한 것이 아닌 한 아이의 미래를 변화시킬 수 있는 계기이자 열정을 불태울 수 있는 도화선 역할을 해야 하지는 않을까? 벌써 8년이란 시간이 훌쩍 지나버린 지금, 나는 이 글을 읽으며 어릴 적 부족함 투성이었던 나의 모습과 꿈 많았던 그 때의 부푼 기대와 따뜻하셨던 국어 선생님을 떠올리면서 묘한 느낌을 받았다. 어쩌면 그 때의 고민과 지금의 고민이 다른 지금, 나는 현재의 나에게 필요한 누군가를 이 책 속에서 발견하여 그럴지도 모르겠다.
자신의 가치를 알아주는 그 누군가만 있다면 계속 걸을 수 있다는 참된 깨달음을 이 책에서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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