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가모노 초메이의 방장기를 읽고

  • 등록일 / 수정일
  • 페이지 / 형식
  • 자료평가
  • 구매가격
  • 2015.03.29 / 2015.03.29
  • 3페이지 / fileicon hwp (아래아한글2002)
  • 평가한 분이 없습니다. (구매금액의 3%지급)
  • 800원
다운로드장바구니
Naver Naver로그인 Kakao Kakao로그인
최대 20페이지까지 미리보기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자료평가하면 구매금액의 3%지급!
이전큰이미지 다음큰이미지
본문내용
가모노 초메이의 <방장기>를 읽고
가모노 초메이의 <방장기>는 일본의 중학교뿐 아니라 고등학교 국어 교과서에 실려있을 정도로 문학가치가 아주 높은 일본의 고전 수필 중 하나이다. <방장기>가 집필되던 배경을 살펴보면, 귀족 중심의 헤이안 시대와 무사들의 집권시기인 가마쿠라 막부시대가 교차되는 시기였다. 이에 따른 세력다툼이 일어나 전란이 끊임없이 일어나던 상황이었다고 설명할 수 있다. 혼란스러웠던 당시의 문학적 경향을 살펴보면 무사들의 무용담을 그린 군키모노가타리와 같이 사회적 관심사를 그대로 반영한 것이 많았으며, 전란이 계속됨에 따라 현실을 부정하는 시선과 종교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어 승려(僧侶)와 은자(隱者)에 의한 문학이라는 경향이 두드러졌다. <방장기>도 불안이 팽배하는 사회에서 벗어나 초월적이고 무상한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사실적으로 서술하였으며, 자신의 내면세계 역시 꾸밈없이 묘사하고 있다. 이러한 사실적 서술은 당대 저술된 사서(史書)와의 비교로 알 수 있는데, <다이키>나 <햐쿠렌쇼>와 같은 사서와 비교해 보면 해당 시기에 열린 주요 행사나 날씨까지 거의 흡사하다.
<방장기>가 수필문학의 백미라고 칭해지는 이유는 자연과 사회변동으로 인한 인간사의 무상함과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인간의 소박함에 대한 예찬이 교차되어 그 탁월한 예술성이 드러나기 때문일 것이다. 앞서 말했듯 <방장기>가 저술되던 시기는 최초로 성립된 무가정권과 기존의 귀족 중심 체제가 혼재하여 정치적으로 불안한 상황이었으며, 그 와중에 가모노 초메이가 겪은 두 가지 큰 사건으로 인해 자신의 태도가 종래의 태도와는 다르게 초월적으로 바뀌었다고 본다. 초메이는 본래 명문가의 후예로써 부족함 없는 인물이었으나, 18세 되던 해에 부친이 병사하고, 후에 동족의 신사착취로 인하여 자신의 동족에 대한 배신감과 함께 무상감, 허망함의 시선으로 세상을 보기 시작한다. 이를 알 수 있듯, <방장기>에서는 회오리바람(태풍), 기근, 천도, 대지진, 권세·재보·명예 총 5가지의 주제로 당대에 있었던 자연 재해들에 대해 달관한 태도를 보인다.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충격적인 두 사건과 시대적 배경으로 봤을 때, 어쩌면 당연하다고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초메이가 서술한 다섯가지 재해에서 내가 중점적으로 다루고 싶은 것은 태풍과 대지진에 관련한 내용이다. 현재에도 가장 이슈화 되고있는 일본의 재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리적 특성상, 안전하기란 불가능에 가까운 일본은 알려져있는 것처럼 지진이나 태풍과 같은 자연 피해에 대해 철저히 교육을 시키고 대비책을 마련하고 있다. 하지만 현대의 과학 기술로도 아직 정확한 예측이 불가능할뿐더러, 재해를 늘 겪어온 오랜 역사가 존재해 현대의 일본인들은 불안감과 동시에 자연재해에 대한 체념을 갖고 있다. 하지만 이는 현대인에 국한되는 것이 아닌, 이전부터 그들의 조상들이 지닌 본성이라고도 할 수 있다. 이는 <방장기>의 서술을 보면 알 수 있다.
초메이는 당시 모든 것을 휩쓸어 가 버린 회오리바람(태풍)을 ‘지옥의 업풍보다 무서운 세찬 바람’이라 표현했다. 지옥의 업풍(業風)이라는 표현으로 미루어 보아 불교적 색채가 뚜렷한 작품임을 알 수 있다. 또한 세차게 불어오는 회오리 바람에 대문이 바람에 찢기고, 울타리가 날아가는 장면 등을 있는 그대로 묘사하고 있는 그의 필체를 보면 2012년 여름에 한국에 큰 피해를 입힌 ‘볼라벤’을 떠올리게 되었다. 나는 당시 일본에서 인턴쉽 생활로 도쿄 근교에 거주하고 있어 큰 피해를 입진 않았지만, 인터넷 뉴스를 통해 한국의 피해가 얼마나 심한지 알 수 있었다. 또, 내가 인턴쉽 생활을 끝마치고 한국에 귀국하는 날이 하필 볼라벤이 수도권을 통과하던 시기라 나리타 발 인천공항행 항공기를 타고 인천 상공에 도착했는데, 활주로에 부는 거센 횡행바람 때문에 결국 하네다로 회항하여 공항에서 밤을 새는 사태를 초래하기도 했다. 당시 인천공항 상공에서 착륙시도 2번, 김포공항 상공에서 착륙시도 1번으로 총 3번의 착륙시도를 했지만 대기가 불안정해 어쩔 수 없이 회항하게 된 것이었다. 이제까지 비행기를 타면서 그렇게까지 거센 난기류나 바람을 겪어본 적이 없었던 나는 그 순간 ‘이러다 비행기 사고로 죽는 것은 아닐까.’라고 생각할 정도로 충격이었다. 하물며 초메이가 살았던 시기의 사람들은 어떠했겠는가. 자신의 보금자리와 가정이 설 곳을 잃어 비탄함을 느꼈을 것이다. ‘회오리 바람은 흔히 곧잘 불기 때문에 그다지 보기 드문 것은 아니지만, …(중략) … 인간에 대한 신이나 부처님의 경고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라는 구절로 미루어 보아, 당시 상황이 얼마나 암담하고 처참했는지를 알 수 있다.
무엇보다 <방장기>를 읽으며 문학적 가치가 있다고 느껴지도록 한 문장은 지진을 묘사한 부분이었다. 초메이는 지진을 이렇게 묘사했다. ‘땅이 갈라져서 그 사이로 물이 솟아오르고, 커다란 바위가 깨어져 골짜기로 굴러 들어갔다. 해안 가까이 노저어 가는 배는 세찬 파도의 노리개가 되고, 길을 가는 말들은 휘청거리며 발 디딜 곳을 찾지 못했다.’는 구절이다. 지진이 일어남과 동시에 사면이 해안인 섬나라 일본의 지형적 특성 상, 쓰나미가 일어날 수 밖에 없다. 그 쓰나미가 배들을 집어삼켜 농락당하는 것을 ‘노리개’라는 표현을 사용하여 더 노골적으로 극심한 상황을 나타내고 있다. 또한 ‘대지가 흔들리고 가옥이 무너져 내리는 소리는 우레 소리나 다름 없었다. …(중략)… 용이라면 구름이라도 타겠지만 사람이니 그럴 수도 없었다. 무시무시한 것 중에서도 특히 두려워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 바로 다름 아닌 지진임을 뼈저리게 느낄 수 있었다.’라고 쓰인 부분에서는 2011년 3월에 일어난 동일본 대지진이 떠올랐다. 내진설계가 그렇게 잘 되어있는 일본임에도, 건물이 무너지고 해안가는 쓰나미로 휩쓸려 모든 것이 황폐화 되던 그 순간을 일본 뉴스와 자료들을 실시간으로 검색해 알아보며 충격을 금치못했던 기억이 난다.
초메이가 겪었던 대지진 역시 민중을 패닉에 빠트리기엔 충분한 사건이었음엔 분명하다. 당시 피해를 그려놓았던 위의 그림을 보면 알 수 있듯, 모든 것들이 제 자리에 서있을 수 없을 정도의 처참한 풍경이다. 하지만 이에 대해 필자인 가모노 초메이는 지진을 5가지 자연재해 중 가장 두려운 것으로 칭하면서도 ‘당장은 어차피 저마다 허망함을 이야기하며, 얼마 동안은 세상살이 등에 아무 흥미를 지니지 못한 채 덧없음을 말하고 번뇌가 조금씩 엷어지는 듯 하더니, 날이 가고 달이 가고 해가 지날수록 대지진으로 인하여 이 세상이 허무하다고 탄식하는 사람은 차츰 줄어들었다.’라고 기술하여 초연한 태도를 보였다. 이 전에도 불교의 사대종(물, 불, 바람, 대지)를 논하며 확실한 불교적 색채를 드러내어 당시 자신이 출가했던 상황과 어지러운 상황 속에서 종교가 주목받았다는 사실을 짐작할 수 있다.
이와 같이 가모노 초메이는 자신이 겪은 일들을 사실적으로 풀어내며 무상감에 대해 논하였다. 물론 내가 가모노 초메이와 같은 상황에 놓였다고 생각해보면, 나 역시 같은 의견을 가지고 있었지 않았을까 싶다. 현대 사회에서 우리는 자신의 책임과 자신이 속해있는 틀 안에서 커다란 톱니바퀴를 움직이기 위한 하나의 부품으로 살아간다고도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틀을 벗어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은 누구라도 알고 있을 것이다. 꼭 사회적 지위나 명예를 좇지 않더라도, 나 스스로 그 안에서 살아갈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쉬이 자신의 모든 것을 포기하고 출가하는 삶을 택하기 어려운 것이다. 하지만 나는 항상 생각한다.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라는 말이 있는 것처럼, 스스로 속한 곳에서 자신이 즐거움을 느낄만 한 것을 찾으면 무상감이나 허탈감 없이 세상을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 인생무상의 측면도 틀리거나 나쁘진 않지만, 세상을 살아가면서 더욱 의욕적으로 살아가면서 자신이 원하는 바를 조금씩 이루는 것. 그 것이 나 자신의 삶을 더욱 윤택하게 만들고 자주성을 기르도록 도와 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우리의 삶은 결코 길지 않다. 필멸자라고도 불리는 우리의 삶은 자신이 원하는 것을 좇는 열정과 가끔 포상으로써 부여해주는 휴식으로 채워져도 모자란 시간이다. 남은 시간들을 어떻게 보내야 할 것인지, 우리의 삶은 어떤 방향인지 다시한번 생각하게 해주는 가모노 초메이의 <방장기>였다.
[참고도서 : <방장기>, 가모노 초메이 지음, 조기호 옮김·주해, 제이앤씨 출판사]
자료평가
    아직 평가한 내용이 없습니다.
회원 추천자료
  • 기말고사 일본문화의 이해
  • 가모노 초메이가 쓴 일본 가마쿠라 시대의 문학작품이다. 일본 중세문학의 대표적인 수필로 꼽힙니다.3. 일본인의 자연관과 천재관중세의 수필 호조키에서는 날개가 없으니 하늘을 날 수도 없고 용이 아니니 구름을 탈 수도 없다. 무서운 것 중에서도 무서운 것은 오로지 지진이다라고 서술 하고 있습니다.인간의 생존을 완전히 거부하는 불가항략의 천재 앞에서는 그 천재를 조건 없이 수용하되 극복하자는 발상은 싹트기 어려웠던 것이다. 결국, 도

  •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파놉티콘의 두 가지 기능
  • 노신전」(1992, 공역), 「중국역대시가선집」(1994, 공역)이 있다.글과 영상매체 중에서 그것을 접하는 인간을 기쁘게도 혹은 슬프게도 또는 공포감에 젖게하는데 더 우수한 것은 어느 쪽일까?글도 우리의 눈으로 보는 것이니 영상매체라고 할 수 있지만 전자를 텍스트, 후자를 그 외의 것들로 생각해 본다면 나는 글이 더 우수하다고 생각한다.‘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을 통해 감옥에 가본적이 없는 나는 마치 내가 거기 있었던 사람 같은 느낌을 받았

  • 이기적유전자 서평 - 이기적유전자 챕터별 내용요약과 저자 비평 및 이기적유전자 읽고나서 느낀점 및 얻는교훈 독후감
  • 노력을 했을지라도 아쉬운 점은 없지 않아 있다. 실제로 인문학도인 필자는 12장에 나오는 죄수의 딜레마와 비영합 게임 이론에서 멈칫거리지 않을 수 없었다. 알다시피 이 책은 유전자의 관점에서 동물들의 이기적인 행동을 서술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런데 12장의 내용은 유전자가 아닌 개체로 놓고 보아야 이해하기가 훨씬 더 수월했다. 때문에 필자의 머릿속에서 “도대체 이게 왜 필요한 내용이지?”라는 생각이 한참동안이나 떠나지 않았다

  • [독후감] `노무현의 브랜드전쟁`를 읽고
  • 무거운 정치라는 소재를 좀더 구체적으로 알기 쉽게 가볍게 접근함으로써 정치에 대해 좀더 흥미 있게 읽고 한번 생각해 볼 수 있는 책인 것 같다. 다소 글쓴이의 입장이 노무현 대통령 후보를 지지하는 듯한 방향의 글이라는 생각도 들지만 객관적인 입장을 취하기 위해 여러 마케팅 전략과 관련 사례를 제시하는 글쓴이의 노력이 보이기에 정치라는 소재의 글을 쉽게 흥미 있게 읽어보길 원하는 분들은 한번쯤 읽어보시는 것도 좋을 듯 하다.

  • (서평)`2010대한민국 트렌드`의 핵심줄거리 요약 및 독후감
  • 노당의 ‘노회찬’의원이 기성 정치인들의 현실적 한계를 거창하게 논리적으로 설명하기 보다는 유머를 가미한 ‘촌철살인’으로 풀어낸 점과 미국의 사우스 웨스트 항공(Southwest Airline)의 유머경영을 들고 있다. 이는 미래의 의사소통에서 유머가 핵심요소로 떠오를 것이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인구 트렌드에서는 고령화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있다. 책에서는 그에 대한 대책의 하나로 ‘단계적 퇴직제도’를 들고 있다. 이것은 일정한 근무연한

오늘 본 자료 더보기
  • 오늘 본 자료가 없습니다.
  • 저작권 관련 사항 정보 및 게시물 내용의 진실성에 대하여 레포트샵은 보증하지 아니하며, 해당 정보 및 게시물의 저작권과 기타 법적 책임은 자료 등록자에게 있습니다. 위 정보 및 게시물 내용의 불법적 이용, 무단 전재·배포는 금지됩니다. 저작권침해, 명예훼손 등 분쟁요소 발견시 고객센터에 신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사업자등록번호 220-06-55095 대표.신현웅 주소.서울시 서초구 방배로10길 18, 402호 대표전화.02-539-9392
    개인정보책임자.박정아 통신판매업신고번호 제2017-서울서초-1806호 이메일 help@reportshop.co.kr
    copyright (c) 2003 reoprtshop. steel All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