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소설 감상문] 마이히메(무희-일본소설), 모리오오가이 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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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략>
우선, 이 소설은 확실히 낭만주의 시대를 연 최초의 소설이라는 평을 받기엔 드러나는 허점이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동시에 그런 평을 받기에 부족한 소설 또한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 당시의 상황들을 살펴보면 아무리 선진 문명과 문화를 몸소 체험하고, 최상위 엘리트클래스에 속한 지식인이었다고 해도 이런 이국적이면서도 음울한 낭만적인(로맨틱하다는 의미가 아닌 낭만)분위기를 글로 표현해내고, 사람들에게 전할 수 있는 소설을 쓴 것은 ‘업적’임에 틀림없다. 그리고 1인칭 주인공시점으로 한 사람, 특히 ‘남자’의 내면의 생각을 당시에 남자 작가가 가감 없이 그려냈다는 사실도 놀라운 것이 아닐 수 없다. 지금이라면 이런 설정과 분위기의 소설을 쓰는 것이 크게 어렵지 않을 테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런 잘 써진 소설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보장도 없다는 것을 감안하면 역사적인 작품이라고 할 만하다.
<중략>
나는 우선 토요따로오에, 그리고 그가 대변하는 당시의 많은 젊은 이들에게 연민의 마음을 표하고 싶다. 왜냐하면 토요따로오의 가장 큰 실수이자 첫번째 실수는, ‘자아’를 찾아야 한다는 시대적 중압감에 못 이겨 강요된 ‘잘못된 자아’를 추구했었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무슨 말이냐 하면, 그는 ‘배가 항구를 떠날 때 눈물로 손수건을 적시던 것’이 자신의 본성이라고 생각하고, 에리스와의 관계 때문이었지만 결론적으로는 관을 떠나서 프리랜서 특파원으로 신문 기사들과 논문을 수집하는 그런 생활이 자신에게 맞는다고 생각했던 것이 그의 가장 큰 실수였다는 말이다. (학문이 퇴색해 가는 것에 초조함을 느꼈지만, 분명 그는 그 때의 자신의 생활 패턴에 만족스러워 하고 있었다.)
<중략>
여기서 분명히 하고 넘어가야만 할 부분이 있다. 이건 내가 왜 토요따로오가 에리스를 사랑했다고 생각하는 지와 관련된 아주 중요한 부분이기도 하다. 난 분명히 토요따로오가 에리스를 사랑한다고 생각하지만 그것은 통상 얘기하는 남녀간의 사랑이라기보다는 자신을 사랑해주는 타인에 대해 가지는 연민 섞인 애정과 응석에 가깝다고 생각하며, 동시에 에리스가 토요따로오를 향해 보이는 사랑도 순수한 남녀간의 사랑만으로 보기에는 탐탁치 않은 부분이 있다고도 생각한다.
- 참고문헌
- <마이히메>, 모리 오오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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