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화 사회와 7080년대 시문학 신경림의 시중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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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화사회와 70-80년대 시문학: 신경림의 시 중심으로>
1. 70, 80년대의 전반적 작품세계
1) 1970년대의 시문학
1970년대의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정치와 경제 두 측면이 맞물린 상태로 전개 된다는 것인데, 강압적인 통치 체제로 진입하고 비약적으로 경제가 발전된 것이 그것이다. 이 정치상의 후퇴와 경제상의 발전에 말미암아 전태일의 분신자살 사건으로 상징되는 파행적인 경제 발전과 김지하의 시 「오적」의 필화 사건 등으로 상징되는 독재정권의 폭압정치, 재벌과 도시 빈민층의 괴리 등의 부조리로 민중과 지식인의 유대감이 신장 되고, 민중이 처한 현실이 보편적 현실이라는 인식이 광범위하게 이루어진 시기이다.
이 시기의 문단은 『창작과 비평』, 『문학과 지성』이라는 두 계간지가 다른 문예지를 압도하였다. 전자는 민족문학, 농민문학 제 3세계 문학에 대해 관심을 표명하며 실천방안을 모색하였으며 후자는 정신분석 비평, 문학사회학, 구조주의 등의 서구 문학이론을 연구하고 우리 문학에 연구하는데 힘썼다. 또한 특정 출판사에서 평론가의 격찬을 등에 업고 다수의 시집이 출간되었으며 그 시집의 상당수가 상품적 가치를 획득하게 되었다. 1970년대의 시단은 활기를 띠는 양상을 보이며 상품화된 시집이 독서시장을 점유하였다. 이와 더불어 활발한 동인지의 간행으로 말미암아 1970년대의 문단은 풍성했다.
① 현실참여의 시: 김지하, 신경림, 고은, 이성부, 조태일 등의 시인들은 시가 상상력의 소산이라도 그 기반은 현실적이고 일상적 삶 자체에 있다는 김수영의 논리가 실천적 의지로 발현되었다. 또한 황동규, 장영수, 김명인, 정희성, 정호승 등은 사회의식이 상상으로서가 아니라 체험을 시로 형상화함으로써 각계각층 사람들의 비극적인 삶의 실상을 묘사하였다.
② 자유정신의 시: 1970년대 시단은 정치적 편향성으로 소재의 확대와 함께 일상어 구사 등의 쉬운 시로 경도되었지만 이러한 시대 조류에서 벗어나 정신의 자유로움과 자유분방한 상상력을 추구한 조류도 있었다. 이러한 시는 김춘수, 정현종, 이승훈, 강은교, 오규원, 박제천, 김영태, 김형영 등에 의해 빛을 보았다.
③ 서정시의 다양성: 서정시는 사회의식을 반영하거나 실존적이고 형이상학적 문제의식을 다룬 존재론적 서정시 등 다양한 양상을 띠었다. 전자의 경우 언어의 선택과 심상의 전달에 있어 심혈을 기울이면서도 사회적인 관심과 일상적 삶의 경험을 포괄하려는 시도를 했다는 것이다. 임홍재, 이유경, 홍신선, 이시영, 박용래, 윤상규, 김명수 등의 시는 이러한 시적 경향을 다양한 스펙트럼으로 보여준다. 후자의 경우 김종삼, 이수익, 박희진, 정진규 등의 시인으로 대표되는데 그들은 당대의 정치 경제적 현실 생활의 음영에 천착하기보다 생로병사나 희로애락의 명암을 성찰했다. 이러한 다양한 서정시의 모습은 산문화 경향이 두드러지는 형식적 특징을 보이기도 했다.
④ 문명 비판의 양상: 급속한 경제성장에 따라 갖가지 문제들이 노출된 1970년대는 산업화의 그늘을 여실히 보여주었으며 이 면모를 문제 삼아 시세계를 전개한 시인들은 신대철, 이하석, 김광규 등이 있으며 문명사회에 대한 거부감을 독특한 은유로 드러낸 이형기 등이 있다. 1970년대 문명 비판의 시들이 높은 시적 성과를 보여주었다고 단언할 수는 없으나 산업화의 진행에 따른 갖가지 부정적 징후를 묘파한 시인들의 역할은 충실했다고 평가 할 수 있다.
⑤ 소시민 혹은 온건주의자들의 노래: 산업화의 진전에 따라 국민소득이 증가하면서 도시는 비대화 되고 중간계층도 증가하였다. 이러한 소시민의 증가는 사회 안정이라는 양지와 함께 이들의 비애와 불안감, 소외의식의 음지를 동시에 보여주었다. 이는 신분상승의 욕구에서 오거나 혹은 어느 정도 경제적 안정에서 비롯되는 자아의 왜소함에 대한 인식에서 비롯되어 감태준, 김종철, 정진규 등은 이러한 소시민들의 불안과 비애의식을 시로 형상화 하였다.
이렇듯 70년대의 시들은 산문화 경향이 두드러지는 산문화 경향을 보였다. 이는 시를 평이한 일상어 수준으로 대중화 시키려는 노력으로 시의 난해성과 서정성을 해체하려는 노력에서 비롯된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특히 이성복의 산문시는 고전적 의미의 시에 대한 도전으로 해석될 수 있을 정도로 시적언어를 무시하거나 멸시하는 시인으로 등장하여 관습적 언어에 대한 파괴행위를 통해 기존 질서를 해체하고 새로운 질서를 세우려는 시도가 1970년대 후반기에 등장하게 되어 1980년대 문단의 시작을 알린다. 또한 1970년대 시단은 전통적인 리듬, 즉 구비문학에서 차용하여 민중문학을 구축하려는 시인들에 의해 폭넓게 활용되었다. 여기에 현실에 대한 냉소와 비판이 ‘풍자’라는 방식을 빌려 시세계를 심화시키려는 경향이 두드러졌으며 서정시가 갖는 단편성을 극복하고 사물과 현실을 다각도로 조명함으로써 다양성을 반영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연작시도 유행하였다.
2) 1980년대의 시문학
독재정권의 붕괴가 정치의 민주주의로 이어지지 못하고 신군부에 의한 새로운 탄압정치가 시작되었으며, 산업화가 보다 본격적이고 전면적으로 대두되어 외형적으로는 눈부신 경제적 성장을 이룩하였다. 하지만 외형적 경제발전에도 불구하고 내부로는 많은 파행을 겪음에 따라서 노동자들이 직접 문제 해결의 주체로 나서면서 이러한 그들의 투쟁과 함께 정치 민주화에 대한 범국민적 열망과 맞물린 투쟁이 계속 되었다. 따라서 당대 시단의 가장 큰 특징은 강렬한 시대적 인식을 내포한 노동시가 등장하고 확산된 점이며 정권의 탄압으로 잡지가 검열의 대상에 오르고 힘 있던 계간지들이 줄줄이 폐간당하면서 동인지와 무크지가 활발하게 활동하여 당대의 모순된 현실을 타개하고자 적극적으로 움직였다. 형식적으로는 적극적 시대인식을 보이기 위해 장시가 많이 등장하였으며 시의 대중화 현상이 한층 심화되어 밀리언셀러 시집이 출현하였고 이는 고등교육의 보편화, 한글세대인 젊은 독자층의 증가, 대중문화 확산 등에 의해 이루어져 출판문화 확장에 기여했다.
① 노동시의 등장과 확산: 이전의 민중시를 주체적으로 계승하여 주로 지식인들에 의해 창작된 시가 본격적으로 노동자들에 의해 쓰이기 시작하였다. 박노해, 백무산, 박영근, 정인화, 김해화, 최명자, 정명자 등이 그들이다.
-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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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구중서, 백낙청, 염무웅, 『신경림 문학의 세계』, 창작과 비평사, 1995.
김혜니, 『한국현대시문학사연구』, 국학자료원, 2002.
김태형,정희성, 『현대시의 이해와 감상』, 문원각, 2003 .
이승하 외, 『한국현대 시문학사』, 소명출판, 2005.
이동순, 「신경림論」, 『국어국문학연구』, 영남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제19호.
한혜선, 『그물코 한국문학 ④』, 도서출판 풀빛, 19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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