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론] 서정주, 기형도, 김민부 시인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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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Ⅰ. 들어가며
에로스와 타나토스 (생명력과 죽음)
1. 서정주 시의 생명성과 영원성 -‘꽃’의 이미지를 중심으로-
2. 기형도의 시세계
3. 김민부의 시세계
Ⅲ. ‘몸’과 ‘바람’의 이미지를 중심으로 비교한 세 시인의 시세계
1. 세 시인의 시에서 나타난 ‘몸’의 이미지
1) 서정주의 ‘몸’ -‘피’의 이미지를 중심으로-
2) 기형도의 ‘몸’
3) 김민부의 ‘몸’
2. 세 시인의 시에서 나타난 ‘바람’의 이미지
1) 서정주의 ‘바람’
2) 기형도의 ‘바람’
3) 김민부의 ‘바람’
Ⅳ. 마치며
죽음과 재탄생

본문내용
2. 기형도의 시세계

기형도의 시는 세계의 어두운 부분을 다시 한 번 환기시킨다. 시 안에 어두움과 절망을 심음으로 시를 읽는 사람도 침묵으로 이끄는, 하지만 그 안에서 세상에 대한 비판과 공유할 수 있는 절망으로 가득 찬 기형도의 시는 전염성을 지니고 있다.
기형도의 유년시절은 불행했다. 영종도 간척사업에 몰두하던 아버지의 사업 실패로 기형도의 가족은 경기도 시흥으로 이사하였다. 안양천 뚝방을 걸어 시흥대교를 거쳐 지금의 시흥본동에 있는 학교까지 걸어 다녔는데, 이 길에는 기아자동차와 대한전선으로 출근하는 노동자들이 많았다. 기형도의 등단작인 “안개”의 그로테스크한 배경이 펼쳐지는 곳이 바로 이곳이었다.
1
아침 저녁으로 샛강에 자욱이 안개가 낀다.

2
몇 가지 사소한 사건도 있었다.
한밤중에 여직공 하나가 겁탈당했다.
기숙사와 가까운 곳이었으나 그녀의 입이 막히자
그것으로 끝이었다. 지난 겨울엔
방죽 위에서 취객醉客 하나가 얼어 죽었다.
바로 곁을 지난 삼륜차는 그것이
쓰레기 더미인 줄 알았다고 했다. 그러나 그것은
개인적인 불행일 뿐, 안개의 탓은 아니다.

(…)

3
아침 저녁으로 샛강에 자욱이 안개가 낀다.
안개는 그 읍의 명물이다.
누구나 조금씩은 안개의 주식을 갖고 있다.
여공들의 얼굴은 희고 아름다우며
아이들은 무럭무럭 자라 모두들 공장으로 간다. ― 안개, 일부

안개 속에서는 앞을 가늠할 수가 없다. 앞을 보지 못하고 그 안개 안에서 자신의 모습도 찾을 수 없다. 시인은 이런 안개를 읍의 명물이라고 말한다. 개인의 불행일 뿐 안개의 탓은 아닌 것이다. 안개는 또한 현실의 부조리한 모습을 가려 주는 역할도 하고 있다. 부조리한 현실을 들춰내는 것보다는 눈을 감아버리고 방관하고 지나치는 것이 더 쉽다. 안개는 그런 사람들의 모습도 보여준다. 처음에는 안개를 경계하지만 곧 안개에 익숙해져서 안개 속을 돌아다니는 데 불편을 느끼지 않는다. 보이지만 실체가 없는, 없애는 것이 아닌 상대를 지워버리는 안개는 소멸이 아니라 실종이다. 기형도 시에서 안개는 구름, 눈, 진눈깨비, 비, 물, 연기 등의 어두운 유사 이미지의 계열을 거느린다.
기형도의 시에서는 허무와 절망이 느껴진다. 하지만 그 허무와 절망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다. 그 허무와 절망 안에서도 끊임없이 해결책을 찾아 헤매는 것이다. 그것이 기형도의 리얼리즘의 근원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의 시가 그로테스크한 것은 그런 괴이한 이미지들 속에, 타인들과의 소통이 불가능해져. 자신 속에서 암종처럼 자라나는 죽음을 바라다보는 개별자, 갇힌 개별자의 비극적 모습이, 마치 무덤 속의 시체처럼 뚜렷하게 드러나 있다는 데에 있다. (김현, 1989)
시인의 아버지는 사업 실패로 시흥으로 이사온 후 중풍으로 쓰러진다. 어머니가 생계 일선에 나서야 했고, 누이들 역시 신문 배달 등으로 생계를 도와야 했다. 이 사건과 사건의 여파인 가난의 문제는 기형도의 시 전반에 가장 큰 트라우마로 남는다. 이때의 풍경을 집약하고 있는 시의 일부를 적으면 다음과 같다.
“그래 늦봄 아버지는 유리병 속에서 알약이 쏟아지듯 힘없이 쓰러지셨다. 여름 내내 그는 죽만 먹었다..... 선생님, 가정 방문은 가지 마세요. 저희 집은 너무 멀어요...... ”(위험한 가계家系, 1969). 가정방문을 거부한 기형도는 “그날, 상장을 접어 개천에 종이배로 띄운 일을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았다.”(같은 시).
20여 년 넘게 지속된 아버지의 병은 기형도의 시에서는 연민의 대상이라기보다는 대체로 환멸의 원천으로 이미지화된다. “늙은 사람”은 아버지를 모티프로 한 것이라고 한다. 그 시에서 시인의 아버지에 대한 태도는 환멸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참고문헌
서정주, 『미당 시선집 1』, 민음사, 1994
김점용, 『미당 서정주 시적 환상과 미의식』, 국학자료원, 2003
김정신, 「未堂詩에 나타난 ‘피’의 심상연구」, 문학과언어제15집, 문학과언어연구회
김화영, 『미당 서정주의 시에 대하여』, 민음사, 1984
송하선, 『서정주 예술언어』, 국학자료원, 2000
천이두, 「지옥과 열반」, 『미당 연구』, 민음사, 1994
김민부, 「일출봉에 해뜨거든 날 불러주오」, 새미, 2007
기형도, 「입 속의 검은 잎」, 문학과 지성사, 1994
박해현 외 2명, 「정거장에서의 충고 : 기형도의 삶과 문학」문학과 지성사,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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