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정신분석적 비평 -피아노 치는 여자(엘프리데 옐리네크)

정신적 폐허에 갇혀 있는 사람은 자신을 가두고 있는 그 방의 문을 어떻게 열고 나와야 할까. 미카엘 하네케 감독이 만든 영화 는 이런 물음을 그 배경음으로 깔고 있다. 이 영화의 원작은 언제나 논쟁적인 작품을 발표해 온 오스트리아 작가 엘프리데 옐리네크의 소설 이다. 는 음악과 독문학, 연극학을 전공한 옐리네크 자신의 자서전적인 성격이 강한 소설이며, 프로이드와 라캉의 심리 분석적인 틀

-억눌려진 욕망-엘프리데 옐리네크의 『피아노 치는 여자』Die KlavierspielerinⅠ.서론1983년 출간된 소설 『피아노 치는 여자』는 엘프리데 옐리네크의 작품 활동 및 정치 활동이 가장 왕성했던 시기의 작품이자, 노벨 문학상 수상의 영광을 안은 작품으로, 이 작품과 함께 그 당시 옐리네크의 활동상을 살펴봄으로써 옐리네크가 추구하는 ‘여성적 글쓰기’의 윤곽을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옐리네크는 기성 사회에 대한 비판과 강도 높

정신병원에 수감되는데, 이는 다른 가족 구성원(Mitglied)들에게 있어 가족의 일원(사지)이 떨어져 나가는 것)엘프리데 옐리네크, 피아노 치는 여자, 이병애 옮김, 문학동네, 2004, 122면. (이하 인용 옆에 면만 표기)ein Glied der Familie geht ab)Elfriede Jelinek: Die Klavierspielerin(1983), S. 100. (이하 인용 옆에 면만 표기)이라 느껴진다. 여기서 떨어져 나간 것, 잘려져 나간 것은 단지 가족의 일원인 아버지라기보다는, 에리카와 어머니와의 근친적 사랑을 금지시킬 상

피아노 치는 여자에 대한 서평최근 몇 년 동안 읽었던 소설 중에서, 동일한 분량으로 봤을 때 가장 오래 걸린 책이 아닐까 싶다. 소설로만 따로 분류하자면 내 생애 최고로 오래 붙잡고 있던 소설이다. 잘 읽히지 않는다거나 하는 것도 아니었으면서, 이상하게 읽는 속도를 느리게 만들어 버리는, 페이지가 지독히도 안 넘어가게 만드는 마력이 있는 책이었다. 주인공 에리카의 이야기를 저자 옐리네크는 노골적인 성적 묘사와 사람들이 나누는 대화와

분석적 이해 (1) 정신분석의 의미 정신분석은 본래 건강한 성격을 규명하고자 시도된 것은 아니었다. 창시자 지그문트 프로이트(Sigmund Freud, 1856~1939)의 경력에서도 짐작할 수 있듯이 그는 아카데믹한 학자라기보다는 개업의 임상가로서 정신적으로 앓고 있는 사람들을 치료한 경험에서 독자적인 성격이론을 창출한 것이었다. 정신분석은 이러한 출발점의 특성 때문에 오늘날에는 정신의학, 심리학을 초월하여 문화인류학, 사회학, 교육학 또는 문학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