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소설의 이해] 저기 소리없이 한 점 꽃잎이 지고(모녀가 서있던 슬픔의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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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1> 피해자 “소녀” - 왜 여성을 시대의 아픔으로 상징했는가

2> 저항자 “어머니” - 여성은 시대와의 싸움에서 패배했는가?

3> 젠더를 통한 작품 서술, 그것이 작가의 선택?

본문내용
모녀가 서 있던 슬픔의 시대



…그는 그가 모르는 세계에서 그를 향해——일종의?——웃음을 흘리고 있는 남자애를, 덫에서 빠져나오려는 몸짓으로 거칠고 무질서하게 공격했다. 남자는 그가 쉰 목소리로 히히거리며 웃는 것을 듣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는 웃음의 두꺼운 껍질을 떨어뜨려나가듯, 그러나 맥없이 쓰러지는 남자애의 몸뚱이에 당황하면서, 도피하기 위해, 확인하기 위해 그의 빈곤한 신체를 공격했다. 해소도 쾌락도 없는 무자비한 폭행의 감각에 남자는 잠시 취해있었다. 남자애가 어느 순간 잠시 웃음을 멈춘 듯했고 남자는 진저리를 치면서 가차없이 그를 밀어냈다. …

…그는 그가 모르는 세계에서 그를 향해——일종의?——웃음을 흘리고 있는 여자애를, 덫에서 빠져나오려는 몸짓으로 거칠고 무질서하게 뒤에서부터 덮쳤다. 남자는 그녀가 쉰 목소리로 깔깔거리며 웃는 것을 듣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는 웃음의 두꺼운 껍질을 벗겨내듯, 그러나 너무 쉽사리 벗겨져나가는 여자애의 누더기에 당황하면서, 도피하기 위해, 확인하기 위해 그녀의 빈곤한 신체를 공격했다. 해소도 쾌락도 없는 어두운 구멍의 심연 속에서 남자는 잠시 머물렀다. 여자애가 어느 순간 잠시 웃음을 멈춘 듯했고 남자는 진저리를 치면서 가차없이 그녀를 밀어냈다. …
(최윤, 『저기 소리없이 한 점 꽃잎이 지고』, 서울: 文學과 知性社, 1992, p.209.)


1> 피해자 “소녀” - 왜 여성을 시대의 아픔으로 상징했는가
소설의 서두에 등장하는 소녀의 모습은 초라한 만큼 모자라있다. 처음 보는 낯선 남자를 졸졸 따라가고, 얼굴에는 의미 없는 웃음만이 자리 잡고 있다. 소녀는 헐벗은 차림새와 모자란 듯한 행동으로 인해 뭇 남성들의 유린의 대상이 되었고 소녀의 정신적 환각은 자해를 동반하며 점점 더 심각해져 간다. ‘소녀’라는 단어에서 우리가 처음으로 느끼는 가녀리고 유약한 이미지에 소설 속에 부가된 초라하고 모자란 모습은 그녀의 처지를 극명하게 드러내고 있다.

소녀의 1인칭 시점은 다음과 같은 말을 한다. ‘내 몸속에 파랑새가 들어와 뾰족한 부리로 나를 쪼아댔는지’(위의 책, p.237.), ‘강가에서도 여러 번 파랑새가 부리를 틀고 내 몸속으로 들어왔어. 지금 내 몸속에는 수십 마리의 파랑새들이 제 각기 둥지를 짓고 살고 있어’(위의 책, p.239.) 등과 같은 서술은 그녀의 육체를 탐한 남성들이 어째서 파랑새라는 희망적인 의미로 해석될 수 있는지 독자들로 하여금 궁금증을 자아낸다. 파랑새는 예로부터 영조(靈鳥)로서 길조, 희망의 의미를 가지고 있는 생물이다. 벨기에의 동화극 <파랑새>는 오빠 치르치르와 동생 미치르가 행복의 상징인 파랑새를 찾으러 가나 자신들이 찾고자했던 파랑새는 다른 어느 곳이 아닌 그들의 집(치르치르와 미치르의 비둘기)에 있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이야기이다. 여기에서도 파랑새의 의미는 희망에 무게가 실려 서술되고 있으나, 어떤 의미에서 ‘파랑새’ 자체는 헛된 희망을 의미하고 있음을 반증하기도 한다. 소녀가 말한 파랑새들은 그녀가 찾아 헤맨 희망인 오빠이면서 동시에 다시는 만날 수 없는 오빠의 허상이기도 했다. 그것이 바로 소녀의 환상이다. 소녀는 단순히 환각에 취한 ‘바보’였기 때문에 남성으로 상징되는 외부적 압박에 시달렸던 것일까. 글의 시작에서 살펴보았듯, 그보다는 오히려 피해자가 여성이었기 때문에 그 아픔이 더 부각되어 보인다.

이러한 소녀의 아픔은 영화 『꽃잎』에서 영상의 힘을 빌려 더욱 강하게 전달된다. 영화의 첫 부분에서 그려지는 소녀(이정현 분)는 동그란 작은 보자기를 움켜쥐고 낡은 누더기를 걸친 채 정처 없이 떠돌아다닌다. 난민과 다름없는 차림새로 몇 번이고 남자에게 겁탈당하고 폭행당하면서도, 소녀는 소설에서와 마찬가지로 아무런 저항 없이 그저 미친 모습으로 웃기만 한다. 마을 아이들에게 떠밀려 강가에 빠져 괴롭힘 당할 때도 소녀는 저항하지 않는다. 다만 누군가의 것인지 모를 무덤 앞에서 데모의 현장에 휩쓸려 죽은 어머니의 일을 떠올리며 악에 받친 울음을 터뜨릴 뿐이다.

또한 우리는 이 작품이 광주 5.18 민주화 운동을 배경으로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작품 속에서 그와 관련된 배경적 요소들이 거의 발견되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특정한 시대적 배경을 어떤 무대 장치를 통해 발견하는 것이 아니라 작품의 흐름을 따라가는 과정에서 ‘오빠는 운동에 나갔다 죽었으며 어머니 역시 그러했다’고 추측하는 것이다.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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