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학] 1990년대 한국 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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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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Ⅰ. 서론
Ⅱ. 포스트모더니즘
Ⅲ. 리얼리즘과 부정적 상상력
Ⅳ. 민족문학의 재생
Ⅴ. 결론
- 본문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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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 문학 전반을 문학 전반의 사인화(私人化) 경향 혹은 이성의 불신(파괴) 현상으로 규정하여 우려 섞인 진단을 하는 논자가 있는가 하면, 1990년대 한국문학이 한국문학 전반을 장악하던 선험적 개념과 판단의 사슬에서 벗어났다고 파악, 1990년대를 한국문학 비약의 계기로 설명하는 논자도 있다.
그러나 1990년대의 문학 현상을 다르게 읽을 필요도 있지 않은가 한다. 1990년대 문학에 대한 우려와 환호는 어떻게 보면 1990년대의 문학은 겉모습(거품)을 보고 너무 빨리 평가를 내리는 듯한 느낌이 없지 않기 때문이다. 위대한 문학이란 어차피 어설픈 교양과의 싸움이며 동시에 잘못된 보편성(시대착오적인 혹은 현실을 따라잡지 못하는 보편성)을 부정하고 인간 각자의 자율적인 의지를 매개로 현실에 보다 근사(近似)한 보편성을 창출하려는 힘겨운 몸짓이다. 만약 자기 자신을 주변세계와 유사하게 하려는 대신에 주변세계를 자신에게 유사하게 만들려는 자를 어설픈 교양인이라 부를 수 있다면, 모든 의미를 무의미하게 만드는 장본인은 무교양인이 아니라 어설픈 교양인이다. 교양인에게 필요한 것은 끊임없는 정신적 도야(陶冶)이다. 그리고 정신적 도야는 외부세계를 내면세계가 순응해야 할 모델로 만듦으로써 낯선 것과 친해지려 할 때, 다시말해 현상은 언제나 법칙보다 풍부하여 모든 법칙은 제한적이며 불완전하고 개략적이라는 전제에 설 때 가능하다. 내면세계와 외부세계를 혼동함으로써 외부로부터 얻은 친숙한 경험마저도 적대시할 때, 그는 어설픈 교양인으로 전락한다.
이 어설픈 교양인은 시대착오적인 인과율에 대한 편집광적 집착, 인식상의 광기와 폭력을 보일 수밖에 없다. 새롭게 발생하는 현실적 조건이나 징후 등의 감각적 경험내용을 총괄하지 못한 낡은 문제틀은 그 문제틀에 대한 자기기만적인, 그리고 편집광적 집착을 통해서만 유지될 수 있다. 그가 지닌 문제틀은 현실에서 확실하게 기댈 지지물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그는 당연히 내면세계와 외부세계, 개인의 운명과 사회법칙, 개인의 모험과 사회적 발전, 현상과 본질의 커다란 분열을 경험할 수밖에 없을 터이다. 이 분열을 메우기 위한 유일한 방법은 미묘한 현실적 내용들을 범박한 문제틀 속에 마구잡이로, 폭력적으로 밀어넣는 것이다. 상대적인 진리를 절대적인 진리로 믿는 자는 당연히 자신의 진리를 상대적이라고 규정하는 자들을 용납하지 않는다. 그는 아버지의 이름으로, 혹은 권력을 행사하여, 아니면 철저한 감시체제를 통하여 낯선 것에 친숙해지려는 자들을 응징하며, 어설픈 교양인은 폭력적으로 세계에 의미를 부여함으로써 의미를 무의미하게 만든다. 어설픈 교양인이 지배하는 사회에서는 진실을 추구하려는 모든 시도, 자기의식을 완성하기 위해 끊임없는 시행착오의 과정을 밟아나가려는 모든 존재가 사회의 저 구석으로 밀려나가 버리고 만다. 중요한 것은 어떤 작가가 어떤 보편적인 틀을 지니고 있는가의 문제가 아니라 그 작가가 자율적인 의지의 힘으로 이미 포지하고 있는 보편적인 틀을 거듭거듭 부정하고 새로운 보편적인 틀을 찾아나서고 있는가 하는 문제이다.
1990년대 문학에 대해서도 마찬가지 접근이 가능하다. 1990년대 문학에 대한 섣부른 판단보다는 우리가 정작 관심을 가져야 할 영역은 1990년대의 문학이 과연이 이미 존재하는 보편적인 틀을 얼마나 치열하고 부정하고 그와 동시에 변화하는 현실적 조건에 걸맞는 보편적인 틀을 찾아나서고 있는가 하는 점이다. 때문에 우리는 현재 이루어지고 있는 문학적 노력들이 과연 위대한 문학을 탄생시킬 작지만 의미있는 진전을 이루고 있는가 하는 점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즉 1990년대 한국문학 전반이 진정한 교양인에게 필요한 정신적 도야를 행하고 있는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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