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감상문] 안도현의 연어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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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12.16 / 2019.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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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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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들어가며
2. 줄거리
3. 감상평
- 본문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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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이 주제를 다루기 위해 많은 서사적 장치들을 동원한다. 먼저 한 연어의 정체성에 영향을 주는 것은 연어 공동체이다. 물고기의 눈은 머리 앞쪽에 나란히 붙어 있어 자신을 볼 수 없다. 따라서 연어들은 다른 연어들의 입을 통해서 자신의 모습을 알게된다(p.19). 다른 이의 눈에 비친 나의 모습, 더 나아가 공동체라는 거울에 비친 나의 모습은 정체성이라는 집을 짓는 재료들이다. 그러나 그러한 재료들은 공동체적 편견과 마음을 들여다보지 않고 눈에 보이는 대로 말하는 편견으로 오염되어 있어 참 나를 구성하는데 성공적이지 못하다. 정작 은빛 연어가 존재의 의미를 깨닫고 삶의 목적을 발견한 것은 초록강과의 대화이다. 그것은 단순한 피드백이 아니라 사물을 보는 인식을 틀을 바꾸는 것이다. 나를 우주적인 관계 속에서 파악하고 나의 역할과 나의 존재를 통합해서 보는 것이다. 그것은 배경으로 타인을 인식하고 나 역시 타인의 배경이 될 수 있음을 자각하는 것이다. 하찮게 보이는 징검다리 돌멩이 하나도 배경으로 존재할 때 의미있는 존재가 된다. 이 부분에서 안도현은 생떽쥐베리의 [어린왕자]를 뛰어 넘고 있다. 생떽쥐베리에게 있어서 의미 있는 것은 나에게 길들여진 존재, 즉 지금 여기서 나와 관계를 맺고 있는 존재이다. 그러므로 어린왕자에게 길들여진(관계 맺고 있는) 소혹성 B612호의 장미는 의미있는 존재이지만 지구의 어떤 정원에 피어난 5000송이의 장미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선언한다. 그러나 연어의 눈으로 보면 그것은 편협한 생각이다. 한 송이 장미가 소중한 까닭은 5000송이 장미가 배경으로 있기 때문이며 그 자신 역시 다른 존재의 배경으로 있기 때문이다. 생떽쥐베리가 관계의 세계를 발견했다면 안도현은 관계 안에서 우주를 발견한다. 우주 안에 어떤 존재도 배경으로 존재하는 한 결코 무의미하지 않다.
특히 연어의 길을 알고 용기 있게 어려운 길을 선택했던 아버지의 역사는 은빛 연어의 정체성 확립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는 자신과 아버지를 동일시함으로써 연어의 길을 꿋꿋하게 가는 용기 있는 인물이 된다. 정체성 형성에 있어서 공동체의 이야기가 들려지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 하는 점을 일깨워 준다.
이러한 자아정체성 확립을 향한 순례는 '마음속의 은빛 연어'와의 끊임없는 대화를 통해 완성되어 가는 것이다(p.31). '나는 너의 배경으로 존재할 때 가치 있으며 나를 나로서 발견하고 나의 길을 가는 그곳에 참된 삶의 의미가 있다'라는 것이다.
인간에게 "나"가 누구인가를 아는 것은 가장 본질적인 과제이다. 객관적으로 분석해 놓은 자료를 종합한다고 해서 "나"를 발견하는 것은 아니다. 즉 객관적인 "인간"과 주관적인 "나"는 전혀 다른 차원의 개념이라는 것이다. 여기서의 나는 실존적인 "나"이다. 구체적인 시간과 공간을 점유하고 타인과 관계를 맺고, 사물을 인식하는 주체로서 "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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