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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곡성’은 한국형 오컬트 영화의 새로운 형태를 제시한 작품이다. ‘곡성’이전의 국내 미스터리 공포영화들은 고전적이고 식상한 프레임과 맥락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한 채 유의미한 발전을 보여주지 못한 것이 사실이었다. 때문에 국내 관객들에게 있어서도 공포, 미스터리 장르의 국내영화는 기대치가 낮은 것이 사실이었다. 하지만 이번에 ‘곡성’을 봤을 때, 한국형 오컬트 장르의 신기원을 목도한 느낌이었다. <중 략> 하지만 ‘곡성’은 무서운 음악과 돌발적인 연출로 굳이 사람의 피를 말리는 분위기를 억지로 조장해서 스트레스를 주지 않는다. 관객의 교감신경을 자극하는 공포가 아닌 내면의 공포감을 자극 하여 이야기의 내용 자체에서 공포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런 부분만 보더라도 ‘곡성’은 한국의 미스터리 공포 장르를 진화시켰다고 볼 수 있다. <중 략> 그리고 이 작품에서는 정말 특이한 부분이 있다. 바로 초자연적인 존재들이 너무나도 인간적이라는 것이다. 무덤덤한 사투리를 쓰는 마을의 수호신, 시장 아줌마와 닭값을 흥정하고 인간들에게 쫓겨다니며 숨을 헐떡이고 울먹이는 악마. 이런 인간적인 모습은 관객에게 있어 선과 악의 구분을 더욱 모호하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 아까 말했듯 이 또한 감독이 관객을 혼란시키기 위한 ‘설계’의 한 부분임은 자명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