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이 표현되는 형태-건축을 중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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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1. 공간에 대한 이해 2. 공간이 표현되는 형태: 건축을 중심으로 1) 프랙탈 건축물 2) 해체주의 건축 3) 찰스 무어 4) 영화의 시공간적 구조 3. 공간에 담긴 시선

본문내용

1. ‘공간’에 대한 이해 공간이란 정말로 비어 있는 것일까? 아니면 비어 있는 관계를 말하는 것일까? 공간에 대한 의문은 시간에 대한 의문과 함께 인간에게는 가장 원초적이고 본질적인 의문이다. 그렇기에 예로부터 많은 학자나 철학자들이 공간을 정의해보려는 시도가 있었다. 공간은 일단 한자를 풀이하면 ‘속이 빈 사이의 틈’을 의미하는데, 이는 공간뿐만 아니라 시간의 틈까지도 아우르는 개념이다. ‘공간’이란 수학과 물리학 혹은 자연철학의 일부분으로 다루어질 수 있는 개념으로, 공간에 대한 인식은 각 시대의 사회사상과 세계관에 따라 끊임없이 변천하여 왔다. 이 글에서는 필자가 앞으로 다룰 공간인식과 관련한 몇 가지 주장만 간략하게 소개해보고자 한다. 뉴턴(Newton)은 눈에 보이고 만질 수 있는 실재(being)만을 진실로 간주했던 플라톤(Platon) 이후 유클리드 기하학에 바탕을 둔 절대적 공간개념의 형성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그에 따르면 공간은 절대적인 것으로, 동질적이고 변화가 없으며 어디서나 동일하다. 공간과 시간은 상이한 것이기에 서로 침범할 수 없고 공간과 물질도 상호작용하지 않는다. 변하지 않는, 절대적인 존재로서의 시간과 공간. 뉴턴에 의해 확립된 고전물리학의 세계는 모더니즘 시대에 이르기까지 자명한 것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20세기로 넘어와 아인슈타인(Einstein)은 시간과 공간이 상대적이라는 것을 선언하면서 모든 지식의 패러다임을 전도시켰다. 그는 3차원의 공간을 확대시켜 사물을 시간과 공간 속에서 존재하는 일련의 사건으로 해석하여 공간개념을 4차원적 관계의 장(場)으로 확대하였다. 이처럼 자연과학 패러다임의 변화와 함께 서양의 공간관이 끊임없이 변화해온 것에 비해, 동양의 공간에 대한 인식은 급변하지는 않았다. 동양에서는 오랫동안 공간과 시간을 서로 통하는 존재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어왔다. 이렇게 정의를 내리고는 있지만, 사실 공간은 그 자체로서 지각될 수가 없고 오로지 형태의 네가티브로서만 인식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인식하고 실현하기에는 어려움이 따른다. 결국 공간은 인간 자신의 감각기관의 능력 내에서 오직 실존을 통해 경험하고 유추해내는 것이다. 그렇기에 최근에 이르러서는 공간의 개념은 대상을 지각하는 ‘나’의 존재에 대한 인식과 몸과 지각 중심의 공간경험을 강조해 왔다. ‘체험된 공간’ 개념에 대해서 볼노우(O. F. Bollnow)가 공간을 체험하는 인간의 위치와 자세에 의해 정해진다고 정의하고 있다. 이때 인간과 공간은 상호 불가분의 관계가 된다. 이러한 생각에 기초, 오늘날에는 인간을 위한 공간이나 공간의 인간화가 진행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