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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을 착각 속에서 사는 사람들이 있다. 볼품없는 그림을 그리고도 혼자 천재 예술가라도 되는 양 자아 도취에 빠져사는 화가나, 그저 누구의 음악을 베껴놓은 것 뿐인 것을 '창작물'이라 부르며 음악가 행세를 하는, 소위 실패한 '뮤지션' 등의 사람들 말이다. 일상 생활에서도 그런 사람을 가끔 발견하곤 한다. 내가 읽은 이문열씨의 <황제를 위하여>의 주인공 정모(某) 역시 그런 사람이었다. 다만 그가 '그런 부류'의 다른 사람들과 다른 점을 갖고 있다면, 그것은 그가 대부분의 사람들보다도 훨씬 위험한, 그리고 어찌 보면 훨씬 가련한 착각을 안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는 19세기 말 20세기 초에 태어나 당시 꽤나 어지럽던 세상에 첫발에 내딛었다. 그러나 그의 시작은 그 시대의 평범한 사람들의 그것과는 사뭇 달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