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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문학] 채만식의 미스터 방 독후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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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1. 채만식 연보
2. 미스터 방 줄거리
3. 감상 및 분석
 
본문내용
고등학교, 아니 중학교 때부터 풍자와 해학이라는 단어로 너무나도 많이 들어왔으며, 시험을 위해 달달달 이름을 외우던 작가가 바로 채만식이다. 하지만 그렇게 단지 시험만을 위한 교과서읽기 도중에 나를 웃게 만들었던 작가 또한 채만식이었다. 사실 그건 그의 소설의 유쾌함이 한 원인이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나를 웃게 만들었던 것은 그의 사진이었다. 좁은 챙의 중절모를 쓰고 눈이 안보이게 웃고 있는 사진이 당시 교과서에 실려 있었는데, 그걸 보고 친구와 한참을 웃었던 기억이 있다. 그 옆에 채만식이라고 이름이 쓰여 있고 풍자와 해학이라는 예의 그 단어가 나와 있는데 그 말이 어쩜 그렇게 잘 어울리는 얼굴을 하고 있었는지. 물론 그의 소설 너머에 유쾌하지 못한 얼굴을 하고 있는 주인공이 등장하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그러한 이야기를 풀어냄에 있어서의 그의 유쾌한 방법을 나는 무척 좋아한다. 사뭇 진지하지 못하게 비춰지기도 하지만 진지한. 딱 그런 정도가 좋다고 해야 할까.
미스터 방은 기존에 읽던 그의 소설들과 매우 흡사하다. 여전히 비뚤어진 주인공이 나오고 작가는 그를 우스꽝스럽게 묘사하고 있다. 미스터 방의 배경은 해방 후. 어떻게 보면 또 다른 혼란기라고 할 수 있는 사회 안에서 방삼복은 미스터 방이 된다.

“내 참, 뭐, 흰말이 아니라 참, 거칠 것 없어, 거칠 것. 흥, 어느 눔이 아, 어느 눔이 날 뭐라구 허며, 날 괄시헐 눔이 어딨어, 지끔 이 천지에. 흥 참, 어림없지, 어림없어.” (p.426)

채만식의 소설을 읽다보면 주인공이 말하는 것이 마치 들리는 것처럼 느껴지곤 한다. 그의 생생한 구어체 문장. 문법적으로 완벽한 문장으로 말하는 것이 아니라 빈틈이 느껴지지만 우리네가 일상적으로 쓰는 말들을 통해서 미스터 방은 단지 소설속의 인물이 아닌 내 앞에서 숨 쉬는 인물이 된다.
미스터 방의 말투를 따라서 읽어보고, 들어보면 이내 그의 모습을 상상할 수 있다. 맥주를 마시면서 술에 취한 듯 취하지 않은 듯, 겉으로는 강한 척을 하지만 강한 사람 앞에서는 바로 고개를 숙일 것만 같은 모습. 유난히 많은 감탄사와 반복되는 말을 통해서 사실은 그렇게 잘나지도, 강하지도 못한 미스터 방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술은 참, 맥주가 술입넨다......"
어느 놈이 만일 무어라고 시비를 하거나 괄시를 한다면 당장 그 나조기를 씹듯이 우둑우둑 잡아 씹기라도 할 듯이 괄괄하던 결기가, 그러다 별안간 어디로 가고서 이번엔 맥주 추앙이 나오던 것이다.
“술두 미국 사람네가 문명했죠. 죄선 사람은 안직두 멀었어.” (p.427)

바로 그 전까지 자신을 우습게보면 안 된다고 허세를 부리던 미스터 방은 난데없이 맥주예찬론을 꺼낸다. 그리고 이것은 미국이 더욱 발달했다는 말로 이어지는데 이는 미스터 방의 허세와 자신감은 스스로의 능력에 기대고 있다기보다 타인의, 조선 사람이 아닌 미국사람의 권위에 기대고 있다는 것을 말한다. 마치 호랑이를 뒤에 세운 여우와도 같은 모습을 하고 있는 미스터 방.
하지만 이런 모습을 하고 있는 사람이 미스터 방 그 뿐일까? 현대에는 이런 사람이 없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을까? 미스터 방의 조선 사람은 아직도 멀었다는 말. 우리나라는 이래서 안 돼. 우리나라는 아직 멀었어. 현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에게도 일상적으로 들리고, 일상적으로 하는 말이다. 미스터 방을 통해 풍자되고 있는 인간의 모습은 단지 이 소설이 배경으로 하고 있는 해방 후의 시대뿐만이 아니라 과거의, 현재의, 그리고 미래의 인간상인 것이다.

이래 보여도 나는 삼대조가 진사를 하였고 (그 첩지가 시방도 버젓이 있다) 오대조가 호조판서를 지냈고 (족보에 그렇게 분명히 올라있다) 칠대조가 영의정을 지냈고 (역시 족보에 그렇게 분명히 올라 있다) 이런 명문거족의 집안이었다. 또 내 십이촌이 XX군수요, 그 십이촌의 아들이 만주국 XX현 XX촌 촌장이요 하였다. 또 그리고, 시방은 원수의 독립인지 막덕인지 때문에 다 그렇게 되었다지만, 아무튼 두 달 전까지도 어느 놈 그 앞에서 기침 한번 크게 못하던 백부장 - 훈팔(八)등에 XX경찰서 경제계 주임이던 백부장의 어르신네 이 백주사가 아닌가.
두 달 전 그때만 같았어도
'이놈!'
하고 호통을 하여, 당장 물고를 내련만, 그 좋은 세상이 어디로 가고, 이 지경이란 말인지 몰랐다. (p.428)

미스터 방과 대화를 하고 있는 또 한명의 사람 백주사. 그렇다고 그는 과연 올바른 인물일까. 이 또한 일그러진 하나의 인물상을 보여주고 있다. 그는 독립을 원수의 독립이라 말하며 일제강점기를 그 좋은 세상이라고 말한다. 그에게 있어 독립은 자신의 재산을 말아먹은 그야말로 통탄할 일이었던 것이다. 그렇다고 그가 자신만의 가치관이나 야망을 가졌던 큰 인물이냐 하면 그것도 아니다. 미스터 방이 그의 권위를 미국인에게서 찾는 것처럼 백주사 또한 자신의 권위를 족보와 족보에 오른 자신의 조상에게서 찾고 있다. 이 얼마나 무능력한 모습인가.
2024-03-28 20:23:46 211.234.109.229/data/data_scrap.html 최근 수정일: 2019-11-06 15:55:18. 총퀴리수 : 3 총쿼리시간 : 0.00243 [0.00050]/[ DB:report] select count(*) AS CNT from psCart where SessNum='20240328202346159347'; [0.00052]/[ DB:report] SELECT seq FROM psRlist WHERE rpID=148128; [0.00141]/[ DB:report] SELECT * FROM psReport WHERE rpID=148128;